"the people who know their God will display strength and take action"(Dan 11:32b)
2013년 1월 5일 토요일
[미래교회 트렌드 읽기] (16·끝) 브랜딩으로 새 옷을 입는 교회
교회의 이야기 담은 이름과 로고로 세상과 소통한다
교회가 브랜딩(branding)으로 새 옷을 입고 있다. 브랜드(brand)란 동물의 몸에 화인을 찍어 표식을 하는 데서 온 말이다. 기업에서는 생산한 제품에 이미지를 부여하는 작업을 브랜딩이라고 한다. 이를 교회에 적용해 교회의 이미지를 찾고 부각시키는 것을 ‘교회 브랜딩’(church branding)이라고 부른다. 사실 브랜딩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교회에는 그다지 적합한 용어처럼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 브랜드 설계자 리처드 라이징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교회의 브랜딩이란 세상을 향해 우리가 누구이고 무엇을 하는가를 알리는 매우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사실 많은 교회들이 분명한 정체성, 뚜렷한 목표, 명확한 메시지를 갖지 못해 어려움 속에 빠져 있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이것이 브랜딩의 부재에서 오는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 조지아주 그리핀의 오크힐침례교회(www.whereeverylifematters.com)는 새 성전 입당을 앞두고 교회의 브랜드를 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교회의 리더들은 우선 자신들의 교회가 가진 ‘영적 DNA’가 무엇인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들이 찾은 것은 ‘모든 사람들은 중요하다’(Every Life Matters)는 말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교회의 로고를 다시 만들었다. 사람들이 보통 오크힐이라 부르기 때문에 교회의 이름에서 침례교회라는 글자를 빼버렸다. 교회의 로고에 십자가가 있기 때문에 교회라는 말을 빼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십자가 로고 주변의 원들은 교회는 제도가 아니라 운동이라는 것을 표현했다. 그리고 그 원들이 서로 얽혀 있는 것은 서로의 삶이 연결되어 있음을 뜻했다.
이러한 브랜딩의 과정을 통해 오크힐교회는 ‘모든 사람들은 중요하다’는 모토 아래,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생명력 있는 신앙에 헌신하며, 생명력 있는 신앙이란 예배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임재를 경험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성장하며, 이웃의 삶에 기여하는 것을 가치로 삼고, 그리스도의 조건 없는 사랑을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며, 언제 어디서나 그리스도의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로 훈련시킨다는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가장 오래된 오순절 교회인 ‘에반젤리스틱 템플’이 지난달 ‘스피릿라이프 처치’(SpiritLife Church)로 이름을 바꾸었다. 오랄 로버츠 목사가 처음 목회를 했던 이 교회는 60년 만에 새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CCC로 잘 알려진 대학생선교회는 ‘Cru’로 이름을 바꾸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2002년부터 ‘크루세이드’를 ‘선교’로 부르기 시작했다. 오늘날 십자군이라는 이름이 부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이름을 바꾸는 것도 브랜딩의 한 방법이다. ‘에반젤리스틱 템플’의 경우 템플이라는 명칭 때문에 사람들이 유대교 회당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담임목사인 노만 윌키는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을 가장 잘 표현할 이름을 찾게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성령의 은사가 역사하는 교회 즉, ‘스피릿라이프 처치’였다.
호주 멜버른의 원 커뮤니티 교회는 매우 혁신적인 브랜딩을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는 문화친화적 접근이라고 평했다. 보스턴의 리뎀션 시티 교회는 자신들의 교회로고에서 네 가지 신앙적 신념을 밝히고 있다. ①왕이신 한 분의 하나님이 계시다. ②모든 사람들은 죄를 가지고 태어났고, 죄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깨뜨렸다. ③예수님의 보혈은 죄를 사해주신다. ④예수님의 사랑은 제한이 없다.
교회컨설턴트 팀 피터스는 “싫건 좋건, 당신의 교회는 브랜드다. 브랜드라는 말을 사용하든 않든, 당신의 교회는 브랜드다. 만일 그래도 거북하다면 브랜드란 말 대신 평판이라고 하면 된다”고 했다. 피터스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당신의 브랜드는 사람들이 당신의 교회 이름을 들었을 때 느끼게 되는 솔직한 감정이다. 그리고 그 감정이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바로 당신의 브랜드다. 그래서 마티 노이미어는 “당신의 브랜드는 당신이 당신의 교회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당신의 교회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사람들은 당신의 브랜드에 대해 무어라 말할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관계와 경험을 통해서다. 사람들은 당신의 브랜드를 세 가지 방법으로 경험하게 된다. 첫째로 개인적 경험, 둘째로 온라인, 셋째로 당신의 브랜드를 경험한 사람을 통해 알게 된다.
교회는 어떤 브랜드를 가진 공동체인가. 교회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지역사회 안에서 문화적으로 적절한 방법으로 대위임을 성취시키게 하기 위해 특별히 브랜드해 주신 곳이다. 왜 브랜드가 필요한가. 첫째, 브랜드는 우리가 누구이며, 무엇을 하며, 왜 그것이 중요한지 알려준다. 둘째, 브랜드는 신뢰의 관계를 만들어 준다. 셋째, 브랜드는 의도적이고 의미 있는 청중의 경험을 만들어낸다. 넷째, 브랜드는 한 비전을 중심으로 열정을 키워낸다. 다섯째, 브랜드는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인도한다.
‘브랜딩 페이스: 문화에 영향을 끼치는 교회와 비영리기관’의 저자 필 쿡은 “본질적으로 브랜딩은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제품, 조직, 또는 개인을 드러내는 기술”이라고 했다. 쿡이 말하듯이 교회의 브랜딩은 단순한 포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진실을 담고 있는 이야기의 외적 표현이 되어야 한다. 교회는 이 세상에서 자신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를 숙고해야 하고, 이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이 누구인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드러내야 하는 것이다
교회커뮤니케이션센터의 설립자 브래드 아베어는 “교회는 가장 위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어떻게 전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다”고 했다. 브랜딩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눈에 띄는 디자인이나 귀에 쏙 들어오는 문구가 전부는 아니다. 진정한 교회 브랜딩은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 한다. 이제 교회 브랜딩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장로교, 침례교, 감리교가 브랜드였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에는 교단의 이름이 표현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는 누구이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에 관한 이야기여야 한다. 바로 그 이야기가 브랜드로 드러나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교회는 어떤 브랜딩을 모색해야 하나. 워드프레스 디자이너 겸 컨설턴트인 제임스 댈먼은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 있다. 첫째, 진실해라. 지금 현재 당시의 교회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교회의 브랜드가 주변에서 갖고 있는 이미지와 다를 때 교회는 진실성에 의심을 받게 된다. 둘째, 장점을 찾아라. 당신의 교회가 잘하고 있는 목회가 무엇인지 찾아라.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다. 장점에 집중하라. 셋째, 전문적이 되라. 세상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 조잡한 웹사이트나 비효과적인 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애물이 된다. 넷째, 예수 그리스도에 집중하라.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데 자신을 가져라. 세상과 접촉하기 위해 비종교적, 비기독교적 접근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곳이다.
미래교회는 글 대신 이미지, 개념 대신 이야기로 소통하는 세상 속에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 때문에 교회는 자신의 정체성과 사역을 밝히는 이미지와 이야기를 새롭게 찾아야 한다. 바로 이것이 교회 브랜딩이다. 최근 많은 교회들이 브랜딩으로 새 옷을 입고 미래로 힘찬 항해를 하고 있다. 이는 분명 교회의 미래를 밝게 해주는 긍정적 징조일 것이다.
김영래 <감신대 교수>
국민일보에 연재된 글임을 밝힙니다.
http://missionlife.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0006&sCode=0003&arcid=0006747953&code=2311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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