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5일 토요일

[미래교회 트렌드 읽기] (10) 지역교회 변화시키는 24/7 기도운동


24시간 열린 기도의 문… 전세계 영적갱신 변화를 이끈다

24시간 기도운동이 지역교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있는 애즈버리 연합감리교회(앨런 웨덜리 목사)는 ‘기도목회’로 양적·질적 성장을 이룬 모범적인 교회다. ‘예수, 기도, 선교(Jesus, Prayer, Mission)’를 목회의 세 기둥으로 여기는 애즈버리 교회는 스토어하우스(Storehouse·기도창고)라 불리는 기도 프로그램을 통해 성도들에게 24시간 온종일 기도의 기회와 장소를 제공한다.

주일 저녁 8시부터 월요일 저녁 10시까지, 화요일 오전 8시에서 10시, 저녁 6시에서 8시까지, 그리고 토요일 저녁 6∼8시 ‘기도창고’를 열어둔다. 기도실 안에는 다양한 형태의 의자와 테이블을 마련해 개인의 성향과 필요에 따라 기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특별히 수요일에는 자녀와 가족을 위한 기도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이때 10개 이상의 기도 스테이션을 운영하는데, 여기에는 자신의 기도제목을 적어 ‘기도의 벽’에 붙이면 다른 사람들이 그 종이를 뽑아 기도를 해주는 곳, 지구본에 ‘기도 깃발’을 붙이면서 세계를 위해 기도하는 곳, ‘기도배너’에 말씀을 색연필로 적는 곳, 손거울을 들고 자신을 보면서 기도하는 곳, 무릎을 꿇거나 엎드려 기도하는 곳, 주변 학교를 위해 기도하는 곳 등이 있다.

‘스토어하우스’는 찬양을 인도하는 음악팀, 기도를 인도하는 기도팀, 안내를 담당하는 안내팀으로 사역을 나누고 있다. 음악팀은 기도의 환경을 조성하는 연주를 한다. 훈련된 기도팀은 중보의 기도가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중보의 기도를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게이트키퍼(Gatekeeper)라 부르는 안내자들은 스토어하우스를 찾아 온 사람들이 당황하거나 어색해하지 않도록 하는 일을 담당한다. 이들의 웹페이지(storehouse247.com)에는 실시간으로 기도제목을 올릴 수 있으며, 보내진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팀이 기도한 후 기도 요청자에게 이메일로 답장을 해준다.

스토어하우스 담당목사인 테드 에이미는 “우리가 이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 아닙니다. 밤과 낮으로 하는 기도는 성경이 가르쳐준 내용입니다”라고 했다. 사실 다윗은 288명의 노래하는 자들과 4000명의 연주자들을 세워 하나님 앞에서 밤낮으로 예배하도록 했다(역대상 15:1∼17:27, 9:3∼34, 23∼26). 솔로몬 역시 기도와 예배의 모범이 되었다(역대하 8:14-15). 여호사밧은 모압과 암몬을 기도와 예배로 물리쳤다(역대하 20:20∼28). 히스기야는 성전을 정화하고 기도와 예배를 다시 세웠다(역대하 29∼30). 요시야도 기도와 예배를 다시 바로 세웠다(역대하 35).

교회는 오순절 날 예루살렘의 한 기도의 방에서 이루어진 24시간 기도 중에 탄생했다. 초대교회 사막의 수도승, 북유럽의 셀틱 공동체, 이후 베네딕트와 또 다른 수도원에서 종일기도의 전통을 키워나갔다. 18세기 진젠돌프가 이끄는 모라비아 공동체에서 밤낮으로 드린 기도는 100여년을 지속해왔다. 이들의 영향은 감리교의 창시자 요한 웨슬리에까지 미쳤다. 20세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불붙은 24/7 기도모임은 오순절 교회와 카리스마 운동을 점화시켰고, 5억명의 영적 갱신을 가져왔다.

‘24/7 기도’로 불리게 된 운동은 대략 1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99년 영국의 치체스터에서 한 무리의 대학생들이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기도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운동이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면서 100여 국가에서 유사한 형태의 기도모임이 생기기 시작했다. 최근 여러 신학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국제기도의집(IHOP)도 24/7 기도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24/7 기도운동은 주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지난 10년 동안 24/7 기도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확장됐다. 미국 해군사관학교, 독일 펑크음악페스티벌, 전쟁지역, 지하교회, 델리의 슬럼가, 파푸아뉴기니의 정글, 영국의 성당에서 24시간 기도가 이어졌다. 구세군도 이 운동에 적극 참여, 지난해 전 세계 구세군에 24/7 기도명령을 내렸다. 구세군의 24/7 기도운동은 사실 2001년 열린 ‘루트(Root)’ 콘퍼런스에서 시작됐다. 당시 영국을 중심으로 ‘기도의 해’를 선포하고, 나흘간 열린 콘퍼런스 동안 1500명 이상의 성도들이 24/7 기도에 참여했다. 이 후 캐나다 러시아 미국 뉴질랜드 호주로 이 운동이 퍼져나갔다. 캐나다 밴쿠버의 청년구세군들은 614영문과 함께 3년 동안 논스톱 기도를 했으며, 뉴질랜드에서도 2년간 논스톱 기도가 시행됐다.

초교파적으로 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24-7 국제기도(24-7 Prayer International)’다. 이들은 24/7 기도를 통해 온 마음과 목숨과 뜻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우리의 이웃을 우리의 몸과 같이 여기라(마가복음 12:30)는 예수님의 명령을 따르는 삶을 추구한다. 그리고 하나님과 관계가 깨어진 곳에서 ‘영적으로’, 이웃과 관계가 깨어진 곳에서 ‘사회적으로’, 세상과 관계가 깨어진 곳에서 ‘환경적으로’ 화해가 일어나도록 기도하고 사역한다. 이들 외에 ‘번(Burn) 24’와 ‘6:22’가 ’24/7 기도운동‘을 이끌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이 운동의 중심에는 ‘레드 문 라이징(Red Moon Rising)’의 저자 피트 그리그(Pete Greig)가 있다. 그 또한 신비주의적 신학과 더불어 관상과 명상을 중시하는 뉴에이지적 성향으로 전통적 교회로부터 주의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또한 기도운동을 종말과 재림 등과 연결시키는 위험한 시도는 성경적으로나 신학적으로 문제가 된다. 때문에 교회는 독립단체들이 이끌고 있는 ‘24/7 기도운동’에 대해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4/7 기도운동’은 미래교회의 강력한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해보다는 경험을, 이성보다는 영성을 추구하는 미래 세대들은 ‘24/7 기도운동’을 영적으로 신앙을 형성시킬 최상의 기회로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성 교회에 대한 실망과 불만이 교회 밖에서 일어나는 순수한 영성운동에 더욱 관심을 쏟게 하는 것이다. 심지어 제도화된 교회는 거부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환영하고, 교회의 전통은 싫지만 신비적 영성은 좋아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렇듯 미래교회에 일어날 현상들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가져다 줄 것이다. 바로 이것이 미래의 속성이며 현실이다. 사실 새로운 변화의 물결 앞에서 교회는 종종 ‘전통에 숨어버리거나’ 또는 ‘시류에 함몰되곤’ 했다. 하지만 그것은 교회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아무리 파도가 거셀지라도 해변에서 머뭇거릴 수 없다.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 없이 파도 속으로 뛰어들 수도 없다. 아마도 레너드 스윗 교수가 말하듯 미래의 교회는 ‘파도를 타는 교회(Church of Riding on the Wave)’가 돼야 할 것이다. 즉 변화를 피하지 않으면서 믿음으로 파도를 즐기면서 말이다.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교회는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로마서 12:2)는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한다. 다시 말해 ‘24/7 기도운동’이 개인주의나 신비주의에 빠져드는 유혹을 물리치고 공동체와 복음을 위해 올바른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펜실베이니아 주의 앨리슨 파크 교회, 워싱턴 주의 노스사이드 커뮤니티 교회, 앨라배마 주의 애즈버리 교회와 같이 지역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24/7 기도운동’은 바람직한 시도로 보인다. 왜냐하면 한 교회의 목회적 틀 안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영성 개발은 지나침이나 치우침을 막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김영래 <감신대 교수>

국민일보에 연재된 글임을 밝힙니다.
http://missionlife.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0006&sCode=0003&arcid=0006619827&code=2311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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