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5일 토요일

[미래교회 트렌드 읽기] (12)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


“개척이 가장 중요한 목회” 교회 증식 DNA 확산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뉴욕의 리디머 교회와 텍사스의 노스우드 교회, 미시간주의 켄싱턴 커뮤니티 교회가 대표적인 예다.

1989 년 개척 이후 리디머 교회는 5000명 이상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했고, 예산의 15%를 교회 개척에 사용하고 있다. 담임목사인 티머시 켈러는 전 세계 목회자들에게 창조적이고 효과적인 목회전략을 소개하는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2000년 세워진 리디머 교회의 교회개척센터는 17개의 장로교를 포함해 뉴욕에서 50여개의 교회를 개척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밥 로버츠 목사의 노스우드 교회는 1992년 이후 지금까지 130여개의 교회를 개척했다. 그는 ‘증식하는 교회’(The Multiplying Church)의 저자로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노스우드 교회는 매년 십여 명의 교회개척 준비자들과 그들의 배우자를 ‘교회증식센터’에서 9개월간 집중프로그램을 통해 교육한다. 그리고 인턴십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유색인종으로 선정하여 다양한 문화와 지역에 복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켄싱턴 커뮤니티 교회의 스티브 앤드루스 목사는 1988년 교회 개척에 대한 비전을 갖게 되었다. 1990년대 중반 ‘비전 2020’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2020년까지 40개 교회를 개척하여 25만명을 전도한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 계획은 ①‘비전을 가진 리더’(VPL)라 불리는 개척 목회자를 선정하고 ②멘토링과 코칭으로 이들을 훈련시키며 ③재정과 자원을 제공하고 ④목회계획을 실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구성해 ⑤‘교회를 개척하는 교회’를 세우는 단계로 이루어진다. 지난 20년 동안 앤드루스 목사의 비전은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이 계획은 미국과 세계의 주요 도시에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를 만드는 ‘비전360’ 운동으로 확장되었다.

보통 교회 개척에는 몇 가지 모델이 있다. 첫 번째는 ‘낙하산 투하’ 모형이다. 교회 개척자와 그 가족이 새로운 지역에 들어가 시작하는 것이다. 둘째는 기존 교회나 교회개척기구가 모체가 되어 새로운 교회가 시작되도록 초기의 리더십과 자원을 제공하는 모형이다. 셋째는 소그룹이 가정교회의 형식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성장하여 교회가 되는 모형이다. 때로는 여러 개의 소그룹이 주기적으로 모여 연합예배를 드리기도 한다. 그리고 교회가 성장하면 다시 작은 그룹으로 나뉜다. 넷째는 멀티사이트 교회가 새로운 교회로 독립하는 모형이다.

짐 핸니(Jim Haney)에 의하면 소위 ‘교회개척운동’(Church Planting Movement)이라고 부르는 이 운동은 개척된 교회가 짧은 시일 내에 또 하나의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를 증식시키며, 토착적 교회를 만드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특별히 이 운동이 전통적 개척 방식과 다른 것은 교회가 교회를 개척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회는 시작부터 새로운 교회를 개척해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교회가 교회를 개척하는 ‘선교적 운동’은 세 가지 이유에서 도약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첫째, 젊은 교회개척자들이 선교적 교회를 성경적 교회로 확신하고 있다. 둘째, 선교적 교회로 시작된 교회들은 교회의 증식을 가장 중요한 목회로 생각한다. 셋째, 이 운동은 교단과 교파를 뛰어넘어 일어나고 있다. 한편 선교교회센터의 밀프레드 미내트리는 “기존 교회를 변화시키는 것보다 선교적 DNA를 가지고 새로운 교회를 시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라이프웨이 연구소장 에드 스텔저는 교회가 교회의 개척에 관심을 갖는 것은 ‘교회성장에서 하나님 나라의 성장’으로의 방향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증거라고 했다.

사실 교회성장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어떻게 기존 교회를 변화시킬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미내트리 자신도 처음에는 변화를 시도하려했다. 그러나 그는 선교적 운동의 능력이 새로운 교회를 개척할 때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왜냐하면 새로 개척된 교회에서 자신을 하나님의 선교사로 여기는 새 신자들을 더 많이 발견하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에 의하면 교회 개척이 기존 교회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례를 들자면, 켄싱턴 커뮤니티 교회의 경우 1990년 이래 20개의 교회를 개척했고, 매년 예산 중 15%를 교회 개척을 위해 사용한다. 그리고 주일예배에 평균 8500명의 성도들이 참석하며, 지난 5년 동안 52% 성장했다. 조지아주 웨스트리지 교회는 지난 5년 동안 7개 교회를 개척하면서 300%의 성장을 기록했다.

교회 개척에 있어서 교단보다 개 교회가 중심이 될 때 개척된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한다. 에드 스텔처는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의 대부분이 교단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교회 개척을 개 교회의 사역으로 여기고 있으며, 개 교회의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플로리다주의 스패니시 리버 교회는 리디머 장로교회, 마스힐 교회, 크로스포인테 교회의 개척을 지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교회는 마스힐 교회가 교회개척 사역으로 삼고 있는 초교파 교회 ‘Acts 29’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하다. 이 교회의 담임목사 데이비드 니콜라스는 “교회 개척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서약을 통해 교회개척자들은 교회 안에 교회 개척의 유전자를 함께 이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교 회가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가져다주는 유익은 무엇인가. 리디머 장로교회 티머시 켈러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첫째, “새로운 교회는 기존 교회에 새로운 생각을 가져다준다.” 보통 교인들은 새로운 교회의 개척보다 기존 교회를 성장시키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그러나 켈러 목사가 지적하듯이 기존 교인들에게 새로운 목회의 방법을 수용하게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그들이 개척한 교회에서 새로운 목회가 이루어질 때 오히려 모교회가 새로운 시도를 할 용기를 얻게 된다.

둘째, “새로운 교회는 창조적이고 강력한 지도자를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기존 교회에서 지도자들은 전통, 임기, 정해진 것들, 친밀한 관계를 강조한다. 반면 새로운 교회의 성도들은 창조성, 모험, 혁신, 미래의 방향을 추구하는 도전적인 지도자를 선호한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지도자들이 교회 전체의 성장에 유익을 준다.

셋째, “새로운 교회는 다른 교회들이 자기점검을 하도록 자극한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교회의 성장은 기존 교회가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때로는 새 교회들로 인해 기존 교회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패배주의적이고 비관적인 태도를 반성하게 된다.

넷째, “새로운 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새신자의 공급처’가 된다.” 새로운 교회에서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종종 기존 교회의 성도가 되는 경우가 있다. 새로운 교회는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목회의 성향으로 가진다. 이러한 지속적 변화가 부담이 될 때 새 교회의 신자들이 좀 더 안정적인 기존 교회로 옮겨 가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교회에서 신앙을 갖게 됐지만 지속적인 신앙생활을 위해 자신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부합하는 교회를 찾아 가는 경우도 있다.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가 늘고 있는 것은 교회의 미래를 밝게 해주는 청신호로 보인다. 왜냐하면 개 교회의 ‘성장’(growth)을 넘어, 교회의 ‘증식’(multiplication)을 향해 나가는 것이 곧 교회가 선교적 유전자를 가지고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한국교회도 ‘교회성장’ 일변도의 목회에서 ‘교회증식’의 목회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김영래 <감신대 교수>

국민일보에 연재된 글임을 밝힙니다.
http://missionlife.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0006&sCode=0003&arcid=0006663422&code=2311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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