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5일 토요일

[미래교회 트렌드 읽기] (1) 연재를 시작하며

“미래교회로 여행, 함께 떠나요”

2010년 미국의 교회리서치 전문가 조지 바나는 미국 교회 안에 일고 있는 6가지 충격적인 트렌드를 발표했다. 첫째, 교회는 자신의 신앙에 점점 더 무지해지고 있다. 신앙의 핵심조차 모르는 신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부활절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라는 사실도 모르는 신자들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성인들은 신앙과 삶의 연관성을 찾지 못하며 성령이 살아계시는 존재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젊은 세대들은 성경에 무관심해지고 있다.

둘째, 기독교인들은 사회로부터 더욱 고립되고 있으며 좀처럼 교회 밖으로 나가 복음을 전하려 하지 않는다.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신앙에 관해 이야기 나누지 않으며, 성인들은 개인적 위기가 닥칠 때만 신앙에 관심을 보인다. 더 심각한 것은 비기독교인들이 전략적으로 사회봉사에 뛰어들 때 교회는 사회적 책임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많은 사람들이 삶의 문제에 당면했을 때 영적인 방법보다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청소년과 청년들은 신앙보다는 교육, 친구관계, 직업, 여행과 같은 것에 삶의 우선순위를 둔다. 내세보다는 현세의 삶에 몰두하는 것이 오늘의 세태다.

넷째, 기독교인들은 사회공동체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시민단체나 사이버 공동체를 신앙공동체보다 더욱 신뢰한다. 이는 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상실하고 있으며, 사회공동체가 교회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섯째, 관용에 대한 주장이 교회를 압도하고 있다. 이는 성경에 대한 무지 및 빈약한 영성과 함께 교회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트렌드에서는 사랑을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단순하게 정의한다. 이로 인해 신앙을 위해 바로 서는 것과 사랑으로 행동하는 것 사이의 불균형이 일어나면서 신앙을 위한 싸움과 타협될 수 없는 영적 진리가 희석되고 있다.

여섯째, 교회가 문화와 개인의 삶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디어는 교회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하고, 교회 지도자들을 희화화하는 데만 열중한다. 선정주의와 상업주의에 매몰된 미디어는 대중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데만 관심을 둔다.

위의 내용은 미국 교회의 환경에서 살펴본 트렌드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다. 어찌 보면 우리는 초대교회 이후 기독교에 가장 적대적인 사회문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대교회 상황과 다른 점은 과거에는 교회를 적대시하는 게 외부세력뿐이었다면 지금은 내부의 적이 새롭게 등장했다는 것이다. 내부의 적이란 신앙의 본질에 대한 무관심, 이기주의, 세속주의, 인본주의와 같은 것들이다.

교회는 이 같은 상황을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교회의 역사를 돌아보면 역경은 교회를 성숙하게 하고 성장시키는 좋은 양분이 돼왔다. 많은 이들이 절망의 트렌드를 이야기할 때 믿음의 사람들은 희망의 트렌드를 만들어왔다. 그럼 미래교회를 위해 우리가 개척해나가야 할 희망의 트렌드는 어떤 것인가? 혁신적 목회자이며 교회컨설턴트인 윌 맨시니에게 들어보자.

첫째, 미래교회에서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것에 대한 분명한 비전은 교회 지도자들이 가질 최고의 자산이 될 것이다. 교회가 가질 가장 핵심적 가치는 두말할 것도 없이 예수 그리스도다. 최근 교회의 영향력은 쇠퇴하고 있는 데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실로 희망의 트렌드다. 이제 제도로서 교회에 대한 충성보다는 믿음의 대상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열정이 새롭게 일어나야 하는 때라 할 수 있다.

둘째, 비전과 영성은 두 가지 별개의 영역으로 구별되지 않고 하나로 통합될 것이다. 맨시니는 “미래에는 전략적 논의와 비전을 나눌 때 먼저 하나님께 예배하지 않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려는 태도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영성과 신비의 재발견이라는 트렌드와 결코 무관치 않다. 세상이 교회로부터 듣고 싶은 이야기는 사회적 문화적 분석이 아니라 영적 고백이다.

셋째, 작지만 큰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가 등장할 것이다. 이미 멀티사이트 교회, 가정교회, 선교공동체 등 작은 규모의 교회가 의미 있는 사역을 수행하고 있다. 작은 마을과 소규모 교회들을 엮어주는 새로운 네트워크 ‘스틱스’(thesticks.tv/#)의 출현은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한다. 규모로 목회의 영향력을 측정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신앙의 본질을 뚜렷이 드러내는 교회가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다.

넷째, 디지털 세계와 소셜미디어는 많은 교회들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줄 것이다. 아직 많은 교회들이 뒤처져 있지만 향후 10년 안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라이프처치(LifeChurch.tv)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비디오티칭(VideoTeaching.com)과 유버전(YouVersion.com)도 사역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아직 온라인 세계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공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필요한 영혼이 존재하는 한 교회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선교지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섯째, 네트워크는 새로운 교파의 역할을 할 것이다. 기존 교단은 여러 가지 내부 문제에 발목이 붙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교회개척네트워크의 경우 그 안에서 새로운 학습, 새로운 전략, 새로운 관계들이 형성된다. 성장하고 있는 네트워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액츠29(Acts 29), 리디머시티투시티(Redeemer City to City), 뉴싱(New Thing), ARC, 처치플랜터스(Church Planters.com), PLNTD, 비전360(Vision360), ICF Movement 등을 들 수 있다. 과거에는 교회의 전통과 신학이 교파를 형성하는 요소였다면 미래 교회는 선교와 봉사의 접근방식이 새로운 교회공동체의 협력과 통합의 동인이 될 것이다.

여섯째, 성경적 정의(Biblical Justice) 운동이 지속될 것이다. 최근 릭 워런의 P.E.A.C.E Plan과 빌 하이벨스의 글로벌 어드벤추어스와 같은 사회정의 운동이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밀레니엄 세대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조직체 밖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향이 있다. 일부 신학적 문제를 드러내는 이들도 있지만 여기에는 다분히 긍정적 측면이 있다.

돌아보면 교회에는 언제나 절망의 트렌드와 희망의 트렌드가 공존해 왔다. 그렇다면 어떠한 교회에 미래가 주어질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절망의 트렌드를 ‘분별’하고 희망의 트렌드를 ‘소망’하는 교회가 하나님으로부터 미래를 약속받을 것이다.

김영래 교수=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드루대에서 목회학 석사(M.Div), 예일대에서 신학석사, 컬럼비아대에서 교육학으로 철학박사(Ph.D)를 받았다. 국제적 미래교회연구기관인 스프릿벤처미니스트리(SpiritVenture Ministries) 이사와 한국지부 대표를 맡고 있고, 지저스링크글로벌(jlinkglobal.com) 대표로서 미래교회와 교육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감리교신학대 기독교교육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 세신교회 소속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 ‘성공하는 부모의 12가지 모델’ ‘기독교교육과 미래세대’ ‘미래교육목회’ 등이 있다.

김영래 <감신대 교수>

국민일보에서 연재된 글임을 밝힙니다.
http://missionlife.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0006&sCode=0003&arcid=0006404521&code=2311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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