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ople who know their God will display strength and take action"(Dan 11:32b)
2013년 1월 5일 토요일
[미래교회 트렌드 읽기] (11) 협력과 융합의 청년목회
여러 교회가 손잡은 ‘청년들 위한 신앙공동체’ 새바람
‘교회에서 청년이 사라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의 소리가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10월 13일자 국민일보는 학원복음화협의회의 ‘2012년 한국대학생의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연구’를 인용, 현재 대한민국 대학생 중 크리스천은 17.2%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에 의하면 크리스천 대학생의 감소 원인은 ‘기득권층 옹호, 교회 세습, 비리 연루 등 이미지 실추 때문’이 61.1%, ‘기독교의 교리만 옳다고 주장하는 독선적 포교활동 때문’이 38.8%라고 한다. 신앙생활을 하다가 중단한 대학생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로는 ‘신앙생활에 회의가 들어서’(34%), ‘교회 밖에 대해 지나치게 배타적이어서’(28%), ‘율법적 또는 강압적이어서’(15.7%), ‘비도덕적인 모습 때문’(15.1%), ‘의심하는 사람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14.8%) 등을 들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바나 그룹은 데이비드 키너만(David Kinnaman)의 연구 ‘유 로스트 미(You Lost Me: Why Young Christians are Leaving Church)’의 결과를 가지고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6가지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①고립주의. 18∼29세의 청년 중 4분의 1은 교회가 교회 밖의 음악, 영화, 문화, 기술 등 자신들의 세대를 대변하는 것들을 모두 악한 것으로 여긴다고 했다. ②깊이가 없음. 3분의 1은 교회를 지루하고, 4분의 1은 신앙이 자신의 삶과 상관성이 없으며, 성경의 가르침은 불분명하다고 했다. 그리고 5분의 1은 교회의 경험에서 하나님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③과학에 대해 적대적. 3분의 1은 교회는 과학적 발전과 논의에서 벗어나 있다고 했다. ④성(性). 교회는 단순하고 단정적이다. 5분의 1 이상이 ‘그냥 아니라고 해라’는 철학은 테크놀로지와 성(性)의 세계에서 적합하지 않다. 독신 청년 기독교인들은 비기독교인들과 마찬가지로 성에 대해 적극적이고 그래서 정죄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⑤배타성. 10명 중 3명의 청년들은 교회가 다원적이고 다문화적인 시대에 지나치게 배타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그래서 신앙과 친구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느낌이라고 한다. ⑥의심. 3분의 1 이상의 청년들이 교회는 의구심을 표현하기에 안전한 곳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4분의 1은 이야기하고 싶은 진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 교회 밖에서는 교회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2007년 데이비드 키너만과 게이브 리온스가 공저한 ‘언크리스천(UnChristian: What a New Generation Really Thinks About Christian)’에 의하면 16세에서 29세의 청소년 및 청년들은 기독교에 대해 적대감과 분노, 경멸을 느끼고 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했다. 동성애 반대 91%, 단정적 87%, 위선적 85%, 낡은 모습 78%, 지나치게 정치적 75%, 현실성 없음 72%, 이웃에 대한 무감각함 70%, 지루함 68%. 물론 미국의 경우이지만 이러한 상황은 한국도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이렇듯 교회 안팎에서 불어 닥치는 폭풍은 청년목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는 청년들을 다시 신앙공동체로 불러 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시도되고 있는 새로운 청년목회가 있다. 바로 ‘샬럿 원’(Charlotte ONE)이다. ‘샬럿 원’은 40여개 지역교회가 협력해 20∼30대의 청년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신앙으로 초대해 하나의 신앙공동체를 형성시켜주는 공동사역이다. 매주 화요일 500여명의 청년들이 도시의 중심에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하나가 된다.
‘샬럿 원’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2006년 봄 일단의 복음주의자들과 주류교단의 지도자들은 기존 교회를 대체하지 않으면서 청년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목회를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샬럿 원’에서는 세례, 결혼식, 장례식과 성만찬을 행하지 않는다. 성례전은 기존 교회의 사역으로 남겨둔다. 주일모임을 갖지 않고, 담임목사도 두지 않는다. 설교는 철저히 성경에 기초하며 복음주의에 입각한 말씀을 전한다.
‘샬럿 원’은 여러 교회의 협력목회이기 때문에 신앙의 성장을 위한 훈련은 지역교회에서 받도록 권한다. 그들은 교회성장이란 단순히 한 교회의 성도수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수가 증가하고 그 교회들이 모두 함께 커가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지역교회와 연계를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긴다.
‘샬럿 원’의 운영자들은 이 사역을 ‘깔대기’(funnel) 역할이라고 정의하면서 많은 청년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통로라고 여긴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곧 내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심 같이 그들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려 함이로소이다’(요한복음 17:23)에서 ‘샬럿 원’의 근거를 찾는다.
어떤 이들은 교회 간의 경쟁이 개교회의 성장에 필수요건이라고 한다. 그러나 ‘샬럿 원’은 경쟁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목회다. 과연 구심점이 없어 보이는 ‘샬럿 원’이 청년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까. 결과는 ‘샬럿 원’의 승리였다. 경쟁이 아닌 협력이 청년들을 예배로 돌아오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중 98%가 ‘샬럿 원’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10명 중 4명은 ‘샬럿 원’이 자신들과 지역교회가 연결되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샬럿 원’은 지역의 봉사단체 및 교회들과 협력해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일을 한다. 그들의 웹페이지에는 ‘봉사의 날’ 일정이 항상 게시돼 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올해 ‘샬럿 원’에서는 ‘사이드킥스’(전문직에 종사하는 청년이 한 고등학교 학생의 멘토가 되어 사회봉사를 함께하는 프로그램)와 협력해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신발 상자에 생필품을 채워 전 세계 가난한 어린들에게 전달하는 선교에 참여키로 했다.
2011년 4월 ‘샬럿 원’의 모델을 따라 ‘피닉스 원’(PhoenixONE)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들은 전국적 연합체인 ‘시티 원’(CityONE)의 구조 안에서 서로 협력한다. ‘시티 원’은 ‘전국의 20∼30대 청년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지역교회를 돕는다’는 슬로건 아래 이 같은 협력사역을 주도하고 있다. 한 교회사역연구가는 “이 사역은 미국 내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독특한 모델로 보인다. 청년들을 다시 신앙으로 불러오기 원하는 교회들에게 ‘시티 원’ 프로그램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한국교회에서는 오래전부터 ‘찬양집회’ 형식으로 청년들이 모임을 가져왔다. ‘샬럿 원’이나 ‘피닉스 원’과 다른 점은 지역교회와 관계에서 발견된다. 우리의 찬양집회는 지역교회와 협력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 때로는 교회 밖의 집회가 교회의 예배와 교육을 대체하기도 한다. 이와 달리 ‘샬럿 원’ 사역은 지역교회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즉 지역교회는 청년들이 ‘샬럿 원’에 참여토록 격려하고, ‘샬럿 원’은 청년들이 자신들의 지역교회에서 훈련받고 성장하도록 지도한다. 때문에 지역교회는 ‘샬럿 원’을 자신들 목회의 일부로 여기며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개체로서의 지역교회와 공동체로서의 ‘샬럿 원’이 창조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은 어찌 보면 협력과 융합의 시대에 걸맞은 목회의 유형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국교회도 ‘시티 원’ 모델을 청년목회의 한 방법으로 고려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여겨진다.
김영래 <감신대 교수>
국민일보에 연재된 글임을 밝힙니다.
http://missionlife.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0006&sCode=0003&arcid=0006642284&code=2311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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