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5일 토요일

[미래교회 트렌드 읽기] (4) 선교적 교회운동

교회는 단순한 선교를 넘어 사회정의 일까지 부름받아

지난 10여년간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선교적 교회운동(Missional Church Movement)’은 교회갱신운동의 키워드가 되어 왔다. 이는 ‘선교적 삶(Missional Living)’, 즉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선교사적 태도, 사고, 행동, 실천을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교적’이라는 말은 팀 켈러, 에드 스테처, 마이크 브린, 앨런 허쉬, 마이클 프로스트 등이 주로 사용한 용어로 예수 그리스도의 대위임을 따르는 모든 크리스천들의 삶의 형태를 지칭하는 것이 되었다.

‘선교적 삶’이란 라틴어 ‘미시오 데이(Missio dei)’, 즉 ‘하나님의 보내심’에서부터 온 개념이다. 1934년 독일의 선교학자 칼 하텐스타인이 칼 바르트의 ‘액치오 데이(actio Dei)’, ‘하나님의 행위’에서 힌트를 얻어 자신이 만든 용어다. 미시오 데이란 선교는 하나님 자신의 행위이며, 하나님의 본성에서부터 나온 것이라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한복음 20:21)고 하셨던 것이다.

이에 대하여 레슬리 뉴비긴은 “교회는 예수님께서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화해시키시는 것을 지속하도록 부름을 받았다”고 했다. N T 라이트는 “교회는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시라는 것을 알리는 ‘사명’으로 부름을 받은 것 때문에 존재한다”고 했다. 다렐 구더는 “선교는 단순히 교회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교회는 하나님이 보내신 사람들로 정의된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은 ‘선교를 하는 교회’에서 ‘선교적 교회’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했다.

선교적 교회운동은 교회를 프로그램 중심(program-focused)에서 사람 중심(people-focused)의 교회로 변화시키고자 한다. 선교 지도자 양성 전문가 레기 맥닐은 “선교적이라 함은 소속이나 행위가 아니라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고 했다. 즉 선교적으로 살고 선교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세상에서 모든 것을 하나님의 선교와 연결하여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삶의 양식을 갖게 되면 목회의 초점은 ①내부에서 외부로 ②프로그램 개발에서 인간 개발로 ③교회 기반에서 하나님 나라 기반으로 이동하게 된다.

때문에 선교적 교회운동의 리더들은 교회가 더 이상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을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몰두하지 말라고 한다. 대신 교회는 복음을 세상으로 가지고 나가야 하며, 이는 전도와 선교를 넘어서 사회정의를 이루는 일에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선교적 교회운동에는 어떤 흐름이 있는가. ‘교회는 평평하다’의 저자 토니 존스는 두 그룹의 선교적 교회운동이 있다고 했다.

첫 번째 그룹은 신학자와 선교학자들을 중심으로 1990년대 중반 ‘복음과 문화 네트워크(Gospel & Our Culture Network)’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이었다. 이들 중에는 다렐 구더, 조지 헌스버거, 로이스 바렛, 크레이 반 겔더, 팻 카이퍼트, 앨런 록스버그가 있으며 대표적인 연구서로는 ‘선교적 교회’와 ‘질그릇 속의 보화’가 있다.

이들은 주류 신학계에 속한 학자들로 복음적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레슬리 뉴비긴과 데이빗 보쉬로부터 신학적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대부분 바르트 계열의 신학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주된 주장은 교회가 세속적 문화 속에 잠식되면서 선교적 추진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두 번째 그룹은 ‘선교적 친구들(Friends of Missional)’로 분류된다. 이들은 2000년대 초 ‘이머전 빌리지’로 대표되는 이머징 교회운동이 점차 자유주의 신학적 경향을 띠게 되자 그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복음주의에 기반을 두고 자유주의적 신학에 대해서는 다소 온건한 입장을 취한 것이다. 그러나 이머전 교회운동이 비판하는 복음주의 교회의 문제점에는 이들도 공감을 했다. 즉 교회가 지나치게 상업주의화되어 가고, 복음의 예언자적 본성을 잃었다는 것에 함께 문제의식을 가진 것이다.

이들은 아나밥티스트 신학자 존 하워드 요더와 스탠리 하우어스에게 주로 영향을 받았다. 특별히 이 그룹은 데이비드 피치, 앨런 허쉬, 밥 하이야트, 에드 스테처 등 목회자, 교회 개척자, 교회 컨설턴트 등 현장 사역자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000년대 중반 결성된 ‘에클레시아 네트워크(Ecclesia Network)’를 통해 활동하고 있다.

두 그룹의 특성을 살펴보자면 첫 번째 그룹은 주류 교단 출신들이고, 바르트 신학에 속해 있는 반면 두 번째 그룹은 복음주의자들과 초교파 교회 개척자들로 이루어졌고, 신학적으로는 하우어스에 속해 있다 할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은 이론가들이고 두 번째 그룹은 실행가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서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동일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교회가 예언자적으로 문화를 변화시키는 세력이 되어 하나님의 선교를 이루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교회가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으로 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교회는 어떻게 선교적이 될 수 있을까. 오스틴 시티 라이프 교회 조나단 닷슨 목사는 아주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8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① 비기독교인들과 식사하라. 직장에서 가정에서 신앙을 갖지 않은 동료나 이웃들과 식사를 함께하라-기독교적 내부문화에서 나오라. ②자동차를 이용하지 말고 걸어라. 집 근처 동네와 아파트 주변, 캠퍼스 안을 걸어라. 만나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말을 걸어라. 주위를 끌기 위해 애견과 함께 걸어도 좋다. 친구를 사귀어라-기름을 아끼고, 지구를 보존하고, 이웃을 구원하라. ③같은 장소를 같은 시간에 가라. 웃어라. 질문하라. 친구가 돼라.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내 친구는 1주일에 두세 번 남은 빵을 교회에 가져다주고, 우리는 이것을 노숙인들에게 나누어 준다-정기적으로 하라. ④비기독교인들과 취미를 함께하라. 운동이나 음악 등 취미활동에 참여해 즐거움을 함께 나누라. 이때 기도로 준비하고, 의도적으로 노력하라-꾸밈없이 대하라. ⑤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라. 휴식시간 또는 일과 후 동료와 시간을 가지라. 그리고 당신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이라. 동료 중 네 명을 선택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 이웃 어머니들과 모임을 만들라. 이때 기독교인들만 모이지 말라. 아이들과 함께 놀 날을 정하라-일하며 선교하라. ⑥비영리 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라. 집이나 회사 주변의 비영리 단체를 찾아라. 한 달에 한 번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라. 이때 이웃, 친구를 초대해 함께 가라. 당신의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도록 하라. 한 달에 한 번-당신도 할 수 있다. ⑦지역사회 행사에 참여하라. 집에서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는 대신 지역사회 행사에 참석하라. 선교적 마음과 태도를 가지고 참여하라. 그곳에 온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 문화에 대해 배우라. 보고 들은 것을 되새겨보고 지역을 위해 기도하라-지역사회와 함께하라. ⑧이웃을 섬겨라. 크고 작은 이웃 일에 도움을 주라. 아파트 사무실, 경찰서, 소방서에 가서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는지 물어보라. 그리고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기꺼이 도와주라-창조적으로 생각하라.

선교적 교회운동은 멀리 있는 거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생각과 태도를 바꾸고 실천한다면 그것이 바로 선교적 교회가 되는 것이다. 기억하라,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김영래 <감신대 교수>
국민일보에 연재된 글임을 밝힙니다.
http://missionlife.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0006&sCode=0003&arcid=0006470685&code=2311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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