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5일 토요일

[미래교회 트렌드 읽기] (14) 교회학교를 가정으로 보내다


자녀의 영적교육, 주일학교 대신 부모가 맡는다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신명기 6:7)

미국 텍사스주 포트아더에 있는 리지우드 교회는 주일학교를 없앴다. 청소년 예배도 폐지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밀의 개더링 교회도 그 뒤를 따랐다. 언뜻 들어보면 마치 교회가 교회학교 교육을 포기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교회학교의 교육을 가정으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를 보통 ‘가족통합교회’(family-integrated church)라고 부른다. 혹은 ‘가족제자화교회’(family discipleship church), 또는 ‘가족중심교회’(family centered church)라고도 한다. 이러한 교회에서 목회자들은 주일학교 교사나 청소년 목회자 대신 부모가 자녀들을 영적으로 지도하도록 한다.

2009년 출간된 ‘가족목회의 관점들: 세 가지 견해’(Perspectives on Family Ministry: Three Views)에서 폴 렌프로는 ‘가족통합목회’를 가장 바람직한 목회라고 했다. 그는 신명기 31장 12절의 ‘곧 백성의 남녀와 어린이와 네 성읍 안에 거류하는 타국인을 모으고 그들에게 듣고 배우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고’라는 말씀과 에베소서 6장 1∼3절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는 말씀에 근거해 교회의 모든 집회에는 어린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리지우드 교회의 더스틴 거들리 목사는 “교회학교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무엇을 해야 하나. 우리는 성경의 권위에 의존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회학교 문을 닫고 부모들 특히 아버지들에게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책임지도록 권유했다.

‘교회 안의 잡초’(A Weed in the Church)의 저자 스콧 브라운 목사는 마치 학교에서처럼 연령별로 구성된 교회학교는 비성서적일 뿐만 아니라 바로 이러한 교육으로 인해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인 가족의 주일 모습을 살펴보자. 주일아침 가족이 함께 교회에 온다고 해도 예배와 교육 프로그램이 끝나 집에 돌아 올 때까지 서로 만날 기회가 없다. 또는 아예 각자 교회에 나와 자신이 속해 있는 연령별 예배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브라운 목사는 ‘주일은 가족을 연합시키는 날이 아니라 분리시키는 날’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결코 성경적 교회의 모습이 아니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또한 가지 그가 지적하는 것은 연령별 예배와 교육이 성경적 모형을 따르기보다 교육적 또는 문화적 효율성만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청소년 프로그램은 그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무절제한 방향으로 흐른다. 청소년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프로그램에 투자되는 교회의 재정은 결국 소비와 오락의 문화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다.

그의 주장은 분명하다. 예수님께서 무리를 가르치실 때 그들을 연령별로 나누지 않으셨다. 이러한 주장은 담은 비디오 ‘디바이디드(Divided)’는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며 배포되고 있다. ‘전국 가족통합교회’의 노스캐롤라이나 지부를 이끌고 있는 브라운 목사는 현재 800여개 교회들이 전통적 형태의 주일학교를 폐지하거나 축소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이다호주 트윈폴스의 이스트사이드 서던 침례교회의 폴 톰슨 목사는 브라운 목사의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교인들에게 연령별로 구별한 주일학교교육을 ‘회개하고 폐지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브라운과 톰슨 목사는 이렇듯 청소년들이 교회에서 사라진 이유를 기존의 주일학교 교육의 구조에서 찾았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부모가 배제된 신앙교육에 있다고 본 것이다. 버지니아주 알링톤의 그레이스 바이블 교회의 조수 라이문도 목사는 이 운동의 원칙에 동참하면서 약간 다른 접근을 택했다. 교회 주일학교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청소년들과 부모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 성경을 공부하도록 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부모들이 자신들 자녀의 교육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청소년종교연구소장 크리스천 스미스는 “브라운 목사의 연령 통합적 접근이 만병통치약은 아닐 수 있다”면서 “하지만 자녀들의 신앙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이 가지는 중요성을 지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가족 중심의 교회교육을 지원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체는 ‘D6 컨퍼런스’이다. 여기서 ‘D6’는 신명기(Deuteronomy) 6장 5∼7절을 뜻하는 이름이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그들은 제자화와 가족목회는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신명기 6장에 명령하시듯이, 가족이 영적 형성(제자화)의 중심이 돼야 한다. 2011년 ‘D6 콘퍼런스’에는 10개국, 40개 주, 35개 교단에서 500개 교회가 참석했다.

‘D6 패밀리’는 ‘스프링크(Splink)’ 즉, ‘당신의 가족을 영적으로 함께 연결하는 간단한 방법’(a SIMPLE way to LINK your family together spiritually)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무료로 가족이 함께 연결되는 데 도움 되는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보내준다. 여기에는 신앙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방법, 기도와 묵상을 시작하는 방법, 가족끼리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담겨 있다.

또 다른 단체는 더글러스 W 필립스가 이끄는 ‘비전 포럼(Vision Forum)’이다. 이 단체는 비전을 심어주는 제자화를 통해 전 가족을 함께 가르치고, 훈련시켜 용기 있는 아버지, 고결한 어머니, 덕이 있는 아들과 딸로 바로 서게 하는 것을 사역의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이들은 가족을 믿음으로 이끌려는 아버지, 홈스쿨링을 하면서 성경적 교재가 필요한 어머니, 손자와 손녀에게 믿음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훌륭한 교육방법과 자료를 제공한다.

물론 ‘가족통합교육목회’에서 경계해야 할 점도 있다. 사우스웨스턴 침례교 신학대학교의 리처드 로스 교수는 “교회에는 연령 구분 프로그램으로 인한 불균형이 있다. 이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연령 구분 프로그램을 없애는 것은 목욕물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목욕물과 아기를 함께 버리는 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청소년목회 네트워크의 대표 다릴 너스 역시 이 운동이 지나치게 엄격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모든 청소년들이 건강한 가정에서 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통합교육목회’를 주장하는 이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신앙교육은 미래교회에 의미 있는 트렌드로 지속될 것 같다. 부모 특별히 아버지가 자녀의 신앙교육을 담당하는 것은 성경적일 뿐만 아니라 교육적 측면에서도 매우 훌륭한 일이다. 이러한 면에서 교회학교를 가정으로 보내는 것은 교회의 목회적 과제다. 비록 교회학교를 없애지 않고 그대로 운영하는 경우에도 신앙교육이 가족이라는 형식과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족통합교육목회’의 핵심은 교회학교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예배하고 함께 말씀을 배우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김영래 <감신대 교수>

국민일보에 연재된 글임을 밝힙니다.
http://missionlife.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0006&sCode=0003&arcid=0006707377&code=23111613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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