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ople who know their God will display strength and take action"(Dan 11:32b)
2012년 9월 2일 일요일
공동체 교회와 공동체 생활
정태일(사랑방교회 담임목사) 교회는 그 본질적인 면에서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 형태는 교회에 대한 신앙고백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할 수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공동체 교회란, 실질적으로 전혀 다른 어떤 새로운 교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오늘 이 시대에 존재하는 교회의 한 고백적인 형태를 표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적인 원칙들 1. 교회에 대한 신앙고백 교회가 교회에 대한 신앙고백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교회의 특성이 나타난다. 공동체 교회의 신앙고백은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공동체성을 강조하는데 있다. 이 말은 교회가 해야 할 일, 즉 사명보다는 교회의 본질적인 성격에, 그리고 이념적인 정의보다는 공동체적인 삶에 관심을 둔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동체 교회는 구체적으로 두 가지 점에 초점을 맞추는 교회이다. 첫째는 하나님과의 연합된 삶이다. 이를테면 예배당 건물이나 모이는 사람들의 숫자와 같은 외형적인 것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예배당이 없고 사람들의 수가 적더라도 모인 사람들이 스스로 말씀을 따라 살고 예배의 감격이 있으며 초신자는 믿음을 갖게 되고 이미 믿는 사람도 그 믿음이 성숙하게 되는 변화들이 얼마나 있는가에 관심을 갖는다는 뜻이다. 둘째는 사람들을 중요시하는 삶이다. 자칫하면 세상에서처럼 사람보다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다른 목적을 위해 사람을 소홀히 하기 쉽다. 그러나 공동체 교회는 나의 한 몸인 지체들, 다른 사람 하나 하나를 소중히 여기고 그들과의 관계를 성숙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여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살기를 원하는 삶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결국 이러한 고백은 종적인 관계에 있어서나 횡적인 관계에 있어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었을 때 누리는 연합된 삶의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2. 공동체 교회의 원리 공동체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것을 고백하며 연합의 삶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면 그 연합의 삶을 풍성케 하고 교회로서 하나됨을 성숙시키게 하는 원리는 삶의 나눔이다. 바울은 교회들을 교훈하는 에베소서 2장 13~14절에서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와졌느니라.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시고”라고 말하여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것을 말한다. 그리고 4장 1~6절에서는 그리스도인의 교회생활을 교훈하면서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고 하였다. 오순절 예루살렘에서 성령의 임함과 동시에 탄생된 교회의 하나됨을 지키라는 뜻이다. 그런데 4장 7~11절에서는 그 하나됨을 지키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즉 교회 안에는 여러 지체들이 있는데 그것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성장하고 성숙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교회가 성숙하려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야 한다. ‘지체의 분량대로’란 말이 나눔의 원리를 말하는 것이다. 마치 우리의 몸이 몸도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가 있고 그 많은 지체들은 각각 그 자리와 역할에 충실하게 설 때 몸 전체가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는 원리와 같다. 그러므로 나눔의 원리는 두 가지 내용을 갖는다. 첫째는 자리를 나누는 것이다. 이 말은 공동체의 구성원 각자에게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분명히 느낄 수 있도록 위치를 보장한다는 뜻이다. 교회 공동체가 공동체성을 결속시키는 유기적인 관계를 확고히 하려면 구성된 수만큼의 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둘째로는 역할의 나눔이다. 이 말은 또한 구성원 각자에게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고유한 재능과 은사가 있음을 인정하고 모두가 공동체 생활에 구체적으로 참여하도록 보장한다는 뜻이다. 어떤 경우에 있어서 우리는 한 구성원에 대해 샘도 없는 존재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의 몸에 불필요한 지체를 두지 않으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도 불필요한 지체, 즉 구성원을 보내지 않으셨다. 공동체 교회의 원리는 나눔의 원리가 적용되어야 하는데 구성원 각자의 고유한 자리와 역할이 나누어지고 그래서 함께 삶을 나누려면 서로의 인격과 믿음에 대한 신뢰가 절대로 필요하다. 3. 작은 단위의 조직 나눔의 원리가 효과적으로 적용되려면 교회의 규모가 작을 수 밖에 없다. 수 백명 또는 수 천명의 구성원들에게 모두 분명한 자리와 역할을 마련해 준다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하다. 숫자가 많으면 그 조직은 관리를 위해 종적인 조직이고 피라밋형의 조직이 될 수 밖에 없으며 그러한 조직에서는 삶의 나눔이 이루어질 수 없다. 삶의 나눔이 이루어지려면 횡적이고 점 조직 형태의 조직이어야 하는데 이러한 조직은 적은 규모의 소그룹 형태가 된다. 나눔의 내용에 있어서도 대화를 통하여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고 구체적인 만남을 통하여 감정과 신뢰, 그리고 신앙의 경험 등을 함께 나누려면 작은 단위의 조직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모두가 조직의 관리에 치중하는 큰 교회의 종적인 조직을 따른 결과 교회 생활에서 많은 사람들이 소외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자연히 교회의 공동체성이 약화되어 분열과 분쟁, 그리고 상처들을 갖게 되었다. 4. 조직의 단순한 관리 조직의 관리 즉 교회 생활도 단순해야 한다. 더구나 공동체 교회는 공동체 생활이 단순해야 한다. 필요 이상의 조직 생활이나 회의, 행사 등은 교회 생활의 본질적인 삶을 빼앗고 세속적이며 사무적인 삶으로 대신한다. 이것은 개인의 경건 생활에 장애를 주는 것은 물론 가정과 교회 공동체에도 큰 장애를 주게 된다. 현대 대부분의 교회들이 복잡한 조직과 관리 때문에 주일 예배에 장애가 되고 주일 교회 생활이 피곤하고 짜증스럽게 되며 가정에서는 가족들이 이산 가족이 되는 현상이 좋은 예가 된다. 작은 단위의 조직을 단순하게 관리해야 한다. 조직의 단순한 관리란 두 가지 면에서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먼저 관리의 과정이다. 이것은 큰 조직이 하향식인데 반해 상향식이 되어야 함을 말한다. 나눔의 원리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생각들이 기본 단위의 조직에서부터 충분히 발표되고 토론되어지는 민주적 결정과정에 의해 교회 생활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또 하나는 관리의 내용이다. 조직이 크면 그 조직을 관리하기 위한 내용들이 복잡하지만 조직이 작으면 행정적이나 사무적인 내용은 별로 필요치 않다. 다만 삶의 내용이 주어질 뿐이다. 그리고 그 삶의 내용도 단순하다. 일반적으로 공동체 교회의 작은 조직들은 모일 때마다 성서 연구를 하고 그 성경 연구의 과정에서 성도의 교제를 이루며 그리고 나아가 이웃을 위해 섬기는 생활로 연결되는 삶의 내용을 갖는다. 따라서 회의나 조직의 유지를 위한 모임과 같은 비본질적인 내용들이 배제되고 공동체 본래의 삶의 내용들이 충분히 나누어지게 된다. 공동체 생활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이루어야 할 교회 생활의 내용에는 다섯 가지 필수적인 요소들이 있다. 이것은 한 교회가 갖는 교회 생활의 내용으로 다섯 가지 요소가 모두 있어야 하고 또한 이 다섯 가지 요소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건강한 몸을 이룬다는 의미이다. 또한 개인의 입장에서도 교회가 제시하는 다섯 가지 내용의 삶을 균형과 조화 속에 참여함으로 성숙한 개인의 신앙 생활을 이루게 된다는 뜻이다. 공동체 교회란 구체적으로 이 교회 생활의 다섯 가지 필수 내용이 조화 있게 나누어지는 교회이다. 이제 다섯 가지 내용들을 몇 가지씩 예를 들어 보려 한다. 1. 성도의 교제 성도의 교제는 교회 생활을 이루어가는데 기초가 된다. 기초가 튼튼해야 마음껏 구조물을 건축할 수 있듯이 성도의 교제가 잘 이루어져야 다른 교회 생활도 이루어지기 쉽다. 우리는 이렇나 성도의 교제를 친교 혹은 사랑의 생활이라고 한다. 성도의 교제는 두 가지를 예로 들 수 있다. 먼저 교회 전체적인 교제의 생활로 공동 식사를 말할 수 있다. 초대교회에는 성찬과 애찬이 있었다. 애찬은 그리스도 안에서 인종, 빈부, 남녀노소, 주종 간의 모든 인간적인 담이 무너지고 오직 하나된 생활의 대표적인 모습이었다. 함께 자리를 같이 할 수 없고 함께 식사를 나눌 수 없는 사람들이 실제로 함께 음식을 나누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아 모여들게 되었다. 그러므로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또는 식사를 하기 위해 하는 무의미한 식사가 아니라 예배의 연장된 삶으로 대화와 사귐이 있는 공동 식사는 하나됨의 고백이 된다. 주일 예배 후 예배에 참석한 전 교인이 함께 하는 공동 식사는 아름다운 교제이다. 다음에는 피드백(Feed back)의 시간을 들 수 있다. 사람의 자연인으로서의 인격과 신앙인으로서의 인격은 자신을 객관화하는 정도에 따라 그 성숙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의 겉 사람은 거울을 보고 알 수 있으나 우리의 속 사정은 객관적으로 볼 수가 없다. 자신의 속 사람을 다른 사람들을 통하여 객관적으로 보게 하는 것이 피드백이다. 서로의 생각과 경험들, 특히 과거의 상처나 현재의 내면적인 문제, 그리고 미래의 목표들을 소개하고 크리스천으로의 자아를 점검하며 치유하는 것은 지체와 지체의 관계가 피상적인 만남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친밀한 만남의 관계가 되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지만 함께 기도하며 진실한 사랑의 교제를 원할 때 관계의 성숙과 함께 가능해진다. 2. 단일화된 예배 성도들의 교회 생활을 유지하게 하는 기둥 같은 역할의 하나가 예배 생활이다. 그런데 바른 예배는 어떻게 성도들이 하나님께 전념하여 참여할 수 있으며 예배의 감격을 누릴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중요한 관심이다. 이것은 예배의 횟수를 많이 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물론 예배학적으로 잘 정리된 예배의 순서와 진행이 필요하며 보다 중요한 것은 예배가 하나됨을 느끼고 고백하는 삶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동체 교회의 예배는 하나님과 나와의 종적인 관계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하나됨을 느끼며 고백하는 예배가 되기 위해서는 예배가 단일화 되어야 한다. 한 주간의 생활에서 주일 예배의 비중을 높여야 하며 주일에도 주일 예배는 몇 부로 나누어 드리기보다 하나로 드려져야 하고 연령별로 드리는 교회학교 예배도 어른들과 함께 모든 교인이 가족 단위로 앉아 함께 드려져야 한다. 특히 급격한 사회 변화에 따른 세대간의 갈등을 예배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예배의 단일화는 필요하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예배가 생명력 있고 다양하도록 자연에서 드리는 예배, 음악이나 극으로 진행되는 예배 등도 공동체 교회가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예배일 것이다. 3. 교육과 훈련의 생활 교육이란 의미는 광범위한 것이므로 그 중에서 성경 연구 한가지만을 예로 든다면 공동체 교회는 나무의 삶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성경 연구의 기본 방법으로 귀납법적인 접근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연역적, 주입식 방법이 사용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공동체 교회와 같은 작은 단위의 모임들은 모일 때마다 독자적인 연구와 공동 성경 연구 등과 같은 귀납적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매일 정해진 범위의 성경을 한주간 동안 각자가 읽고 정리한 것을 주간 모임에서 소개함으로 말씀도 함께 나누는 성경일기 쓰기와 같은 방법이다. 그리고 공동체 훈련이 또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공동체 훈련이란 교회 생활을 구체적으로 경험하며 정리하는 과정이 일년에 두 차례 정도는 있어야 한다. 어린이들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전 교인이 함께 공동 생활을 하며 같은 신앙의 경험을 갖게 하므로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또 이와 같은 공동체 생활은 소그룹 별로도 일년에 몇 차례 가짐으로 작은 단위의 공동체들도 그 공동체성을 강화할 수 있다. 교회 전체의 공동체 훈련은 다양한 내용을 계획할 수 있으나 작은 단위의 공동체 훈련의 피드백을 주 내용으로 한다. 4. 섬기는 생활 교회와 성도 개인은 모두가 이웃을 섬기기 위해 존재한다. 특별히 공동체 교회가 이 점을 유의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이기적인 만족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삶의 목표가 구체적인 봉사에 이르도록 교회는 교회대로, 작은 단위의 모임은 그 모임들대로, 봉사의 과제를 갖고 임하도록 한다. 모이면 말씀을 나누고, 말씀을 나누는 중에 교제를 이루며 나아가 이웃을 섬기는 생활이 되게 한다. 5. 선교적인 삶 공동체 교회는 사람과 삶에 관심을 두고 있다. 때문에 말로 전하기 보다 개인적인 삶, 가정의 삶, 교회의 공동체적인 삶 속에서 영생의 감격을 누리게 해야 한다. 이러한 감격적인 삶을 통하여 믿지 않는 사람들을 감동시켜 회개하는 선교적인 삶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공동체 교회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스타일을 형성하기 위한 몇 가지 행동의 규범들을 약속하게 된다. 이를테면, 규모 있는 시간 생활, 진실한 약속 생활, 모일 때마다 찬양 생활, 약한 자를 기준으로 하는 건덕 생활, 부드러운 언어 생활, 숨은 봉사 생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의 책임 생활 등과 같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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